모델 그리고 배우, 그 경계에 선 김우빈과의 인터뷰
중학교 시절, 꿈을 적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아무 생각도 없이 ‘모델’이라는 이름을 적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최정상 디자이너들이 모인 2009 S/S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 무대에 선다. 부모님의 자유로운 교육방침과 어머니의 뛰어난 패션 감각이 아니었다면 우빈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지 모른다.
“부모님이 남자로 태어났으니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찾으라고 하셨어요. 그럼 뒤에서 무조건 응원해주겠다고요. 그래서 학창시절에는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라는 생각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주력했어요. (웃음)”
그 후로 김우빈은 On Style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시즌2>, KBS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 MBN <뱀파이어 아이돌>을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하고, 2012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아름다운 그대에게>, KBS2 <학교 2013>를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반열에 들어섰다.
KBS2 드라마 <학교 2013>
“KBS2 <학교 2013>에서 전설의 일짱, 유급 전학생인 박흥수 역을 맡았어요. 늘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학교 2013>은 저에게 어떤 작품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때마다 저는 ‘사랑을 배운 곳’이라고 표현해요. 그만큼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작품이죠.”
드라마 출연 이후,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마냥 신기하다는 그는 모델 그리고 배우라는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완벽한 균형점을 찾았다.
“제가 모델과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두 가지 일 모두 ‘정답이 없다는 점’이에요. 제가 노력을 하면 할 수록 새로운 부분들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런 부분들을 제가 끊임없이 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거센 바람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김우빈이 될 테니 많이 응원해주세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모델에 대한 꿈을 꿨다고 들었어요. 학교에서 어떤 학생이었나요? 전교 5등의 성적이었으면 부모님의 기대도 컸을 것 같은데요.
학교에서는 다른 친구들과 많이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꿈을 적는 시간이 있었는데 문득 그냥 ‘모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그 때 왜 그랬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어머니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부모님이 남자로 태어났으니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찾으라고 하셨어요. 그럼 뒤에서 무조건 응원해주겠다고요. 그래서 학창시절에는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라는 생각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주력했어요. (웃음) 대신 책과 영화를 가까이하라는 숙제를 내주셨죠. 그런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책과 영화는 지금도 늘 가까이 하고 있고요.
2009 S/S 곽현주, 박성철, 김서룡 컬렉션
처음 어떤 활동을 통해 모델로 데뷔하였나요?
20살 때, 서울컬렉션 공개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가 2009년이었는데요. 그 때 김서룡, 송성근, 박성철, 곽현주, 서은길 총 다섯 분의 디자이너 선생님의 쇼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시작했죠.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는지 정말 떨렸어요. 그 이후로 패션쇼 무대에는 시즌마다 빼놓지 않고 올라갔고요.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브라운 관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델 김우빈에서 연기자로의 변신,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어요. 런웨이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것과 연기자로 활동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두 일 모두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차이점이 있다면 화보에서는 순간에 모든 걸 표현해야 하고, 영상에선 조금 더 시간이 있다는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제가 모델과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두 가지 일 모두 ‘정답이 없다는 점’이에요. 제가 노력하면 할 수록 새로운 부분들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런 부분들을 제가 끊임없이 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김우빈 미투데이 사진
김우빈은 KBS2 <학교 2013>에서 박흥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우빈씨의 대표작이죠. KBS <학교 2013>의 박흥수 역이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요?
정말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죠. 아직 많은 작품을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촬영장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의미를 둔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정말 즐거웠던 것 같아요. 늘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학교>는 저에게 어떤 작품이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때마다 저는 ‘사랑을 배운 곳’이라고 표현해요. 너무 좋은 스텝, 배우 분들과 촬영하면서 그 분들을 사랑하게 됐고, 너무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작품을 통해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요.
다양한 예능 출연은 물론 CF까지 섭외 1순위이신데요. 요즘, 언제 가장!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드라마를 보시고 길거리에서 학부모님들이 자녀분들보다 먼저 저를 알아봐 주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구나’ 싶죠. 근데 아직까진 너무 쑥스러워서... (웃음) 하지만 저를 알아봐주신다는 그 자체가 정말 행복해요. 그런 모습에 보답하는 길은 더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겠더라고요. ‘이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 뿐이죠.
“얼굴이 강해서, 그런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라는 인터뷰를 하셨는데요. 강한 캐릭터 이외에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역할이 있다면?
얼굴이 강해서 그런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건 아니고요. (웃음) 강한 느낌의 역할들을 많이 해와서 조금은 (강한 역할들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인물마다 각기 다른 사연과 자라온 환경이 있겠지만요. 저는 앞으로 조금은 더 다양한 느낌들을 경험 해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캐릭터가 강하다고 해서 거부감이 들고 그런 건 없어요.
2013 F/W 서울패션위크 정두영 디자이너 컬렉션에 선 김우빈
오랜 기간 모델로 활동을 했으니, 잘 아실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모델의 자질은 무엇인가요?
모델 후배들에게 늘 해주는 말은 ‘노력하면 다 된다’거든요. 저는 항상 노력을 강조해요. 저도 신체 조건이 다른 모델들에 비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웃음) 늘 워킹과 포즈에서 다른 걸 보여주려 노력했었거든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부족한 걸 채울 수 있는 열정과 노력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해주죠.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채울 수 있는 열정이 있다면, 모델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일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강한 얼굴과는 반대로 애교도 많고, 다정함이 몸에 밴 성격이라고 들었어요. 대중들이 알고 있는 김우빈은 까칠하지만 도도한 ‘완전 남자’ 이미지인데요. 실제 본인 성격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정말 여린 성격이라서 ‘완전 남자’는 아닌 것 같아요. (웃음) 평소 눈물과 애교가 정말 많고, 겉모습과는 딴판이에요. 저 스스로도 ‘남자가 이렇게 눈물이 많아도 괜찮을까?’라고 생각해요. 애교도 요즘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책 읽는 것은 물론 영화도 좋아하신다고요. 그럼 시간이 있을 때, 주로 어떤 취미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책과 영화는 늘 함께했던 부분들이라 그 두 가지를 제외하면, 음... 주로 그림을 그려요. 전문적으로 그린다기 보다는 그냥 스케치북과 4B연필만 들고요. 그 날 그 날 그리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그려요. 한 번씩 캔버스를 사와서 초등학생들이 쓰는 크레파스로 뭔가를 막 그렸어요. 재료나 모든 부분이 허술하고, 전문적인 건 아닌데요. (웃음) 그냥 그림 그리는 자체를 좋아해요.
김우빈 미투데이 사진들
모델 출신 스타답게 평소 즐겨 입는 룩도 특별할 것 같은데요. 평소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으세요?
평소엔 화려한 옷들 보다는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옷들을 좋아해요. 니트, 맨투맨티, 카디건 종류의 옷을 많이 입어요. 올 봄에는 비비드한 컬러가 예뻐서 과감하게 도전을 해봤어요. 하지만 역시...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은 정말 안 입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프린트가 없는 깔끔한 옷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김서룡 옴므
선호하는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외국 브랜드들도 너무 좋아하지만 국내 디자이너를 꼽자면, ‘김서룡 선생님’ 옷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너무 존경하는 분이거든요. 옷 자체 테일러링이 정말 멋지고, 단단하고 조직적인 느낌이 있어서 옷을 입었을 때 ‘폼’이 나요. 옷은 일단 입었을 때 멋있어야 하잖아요. (웃음) 저에게는 정말 맞춤 옷처럼 잘 맞기도 하고,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가까워서 가장 선호하고 있어요.
2013 F/W 서울패션위크 송혜명 디자이너 컬렉션에 선 김우빈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옷이나 패션 아이템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아끼는 물건이 있다면?
가죽재킷을 좀 많이 아껴요. (웃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몸에 맞게 늘어나기도 하고, 오래 입을수록 저에게 맞춤 옷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아요. 저는 남의 옷을 빌려서 입으면 좀 불편하거든요. 진짜 제가 자주 입는 옷들은 일단 편안해야 해요. 가죽재킷은 아무리 오랫동안 입어도 질리지 않아요. 저에게 꼭 맞게 늘어난 재킷들을 바라보면 뭔가 같이 지내온 것 같아서 새롭고, 행복해요. 무엇보다 유행을 안 타서 좋고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아요. 마음 속에 되새기는 좌우명이나 힘이 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델 일을 처음 하면서 정말 힘들었을 때 책을 읽었어요. 그 책에서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자에게만 시련을 준다’라는 문구를 봤어요. 너무 저에게 힘이 되는 말이었고 지금도 늘!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말이에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도 항상 그 말을 해줘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같은 말을 해서 이제는 좀 지루해 하더라고요. (웃음)
이번에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2>를 통해 제 2의 장동건!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계시잖아요. 영화에 대한 포부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친구>라는 영화를 10번 넘게 봤어요.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 배우들의 대사까지 거의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죠. ‘친구2’와 ‘곽경택’이라는 두 단어가 저를 너무 설레고 떨리게 했고, 지금도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할 테니 많이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김우빈씨의 팬들에게 짧은 사랑의 편지를 써본다면?
안녕하세요 김우빈입니다. 일교차가 심해서 감기 걸리신 분들이 많던데 감기는 안 걸리셨나 걱정부터 됩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여러분들의 응원에 부응하는 길은 열심히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해요. 2013 서울패션위크 무대에서 서고, 지금은 <친구2>라는 영화 준비에 열심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많은 기대 부탁 드릴게요. 좋은 모습으로 자주 인사 드리겠습니다. 너무 감사하고요. 사랑합니다!
글ㅣ패션웹진 스냅 박지애 사진ㅣSidus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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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생각하는거지만, 말을 참..잘한단 말이야....ㅋ
기특하게..ㅎ
부디 영화가 잘 되길..바..바..바란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