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부천아트벙커B39 재개관 기념 전시회를 다녀왔다.
정확한 전시명은 "부천아트벙커B39 재개관 기념 특별전시 <Re:boot 로컬센터話>" 생각했던 것보다 즐거웠고 재밌는 전시라 귀찮음을 무릅쓰고ㅎㅎ 간단히 나마 기록으로 남겨둔다.
장소가 삼정동의 애매한 곳에 있지만 찾기 어려운 곳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첨부한 위 사진처럼 멀리서 봐도 이게 바로 전시장! 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건물이 잘 보여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전시장 입구를 찾는 게 난관 아닌 난관이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나 봤는데 그냥 유리뿐이었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직진하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 아마 둘째 날이기도 하고 일찍 방문해서 안내하는 분이 따로 없어서 더 헤맨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중간에 직원분을 만나서 전시장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전시는 세 개 정도 되는데 전시 순서대로 1. 변지훈 작가의 "Particles", 2. 최찬숙 작가의 "Ground-Signal-Code-Notation", 3. 문준용 작가의 "Augmented Shadow-Inside" 이다.
1. 변지훈 작가의 [Particles]
- 들어가자마자 암흑으로 되어있어 주춤하게 되었지만, 곧 센서 앞에 서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작은 입자가 촘촘히 나를 따라다닌다.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색 조합이 촘촘히 움직이는데 이게 내 세포인가 싶기도 했다ㅎㅎ 무엇보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까만 암흑 속에 혼자 동떨어진 우주에 남겨진 기분이기도 했다.
2. 최찬숙 작가의 [Ground-Signal-Code-Notation]
- 원래는 쓰레기를 쌓아두는 곳이라고 했다. 수직으로 쭉 뻗은 기둥 아래로 끝도 없이 추락할 것 같은 바닥이 보인다. 무섭기보다는 신비롭다고 해야 하나. 계속해서 나오는 영상은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었고, 음악과도 잘 어우러져 멋있었다.
3. 문준용 작가의 [Augmented Shadow-Inside]
- 처음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흰 여백에 간간이 놓여있는 구조물은 정적인 이미지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바닥은 눈을 밟은 듯한 발자국으로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디를 향한 것인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운 좋게 전시 설명해 주는 분을 만나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손전등같이 생긴 걸 들면 그 빛을 중심으로 숨어있던 사람들이 나온다. 나를 향해 걸어오기도 하고 나를 엿보기도 하고,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기도 한다. 내가 빛을 움직이는 그대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형상이 재밌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봤던 전시 중에 가장 좋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이 외에도 백남준 작가를 비롯한 사진, 그림 등의 전시가 있으니 한번쯤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카페도 크고 바로 옆엔 작은 뒤뜰같은 공원도 있으니 쉬면서 관람하기 너무 좋은 공간이다. 무엇보다 무료전시!ㅎㅎㅎ 갈까말까 고민했던게 바보같을 만큼 알차고 재미있는 전시였다. 체험 전시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으아니 1층 카페가 "스페이스 작"이었잖아?!?!?!? 여기 정말 디저트도 음료도 맛있으니 전시 관람도 하고 카페도 꼬옥 방문하시길...!)
간단한 정보는 아래와 같고 사이트도 남겨두니 시간 날 때(or 내서 ㅎㅎ) 방문해 보시길!:)
- 전시기간 : 2022. 4. 26.(수) ~ 6.18.(일)
화 ~ 일(월 휴관) / 10시 ~ 17시 (16시 30분 입장마감)
- 전시장소 : 부천아트벙커B39 1~2층 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