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사회때 본 '고지전'을 개봉한 오늘 다시 한번 봤습니다.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대사가 어떤 것이지도 다 알고 봤지만 그래도 새로웠습니다. 내가 혹시 지난번에 놓치고 못 본 장면이 있는건 아닌가, 이번에는 어떤 인물 중심으로 봐야겠다, 등등 여러생각이 들었어요. 전쟁영화를 싫어하는 제게 이번 '고지전'은 다른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한번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역사,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내 상황을 감사히 여겨야겠다..등등.
각설하고 본론으로 영화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우선 빼놓을 수 없는 전투씬! 도대체 어떻게 저런 장면을 찍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는내내. 눈을 뗄 수도 없었고 여기저기 울려대는 총성에 귀는 먹먹했지만 집중 안할 수가 없었어요. 촬영스텝들, 배우들 그외 스텝들 정말 고생했겠다가 머리에 스쳤습니다. 그와동시에 그랬으니 이런 멋진장면이 연출됐구나..를 실감했구요.
두번째로는 열연한 배우들인데요. '고지전'에 나오는 배우들은 누구하나 빠짐없이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 소화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주목한 인물은 수혁과 일영인데요. 우선 아무것도 모르는 두 새내기가 전쟁으로 인해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전쟁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게 만드는구나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언듯보면 닮은 둘이지만, 해결해가는 방식에 있어서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해요. 수혁은 전쟁으로 인해 강해졌지만, 오히려 일영은 자기의 막대한 임무때문에 강해지지도 못하고 여린 속을 숨기기에만 급급했으니까요. 점차 변해가는 둘을보며 다시한번 전쟁의 참상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 딱히 누구라고 꼬집을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우선 언론에는 고수와 신하균, 이제훈 이렇게 세 배우를 중점으로 영화가 진행된다고 알려져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이야기들을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뒤로 갈수록 점점 이 이야기의 끝은 무엇인가, 쟁점이 뭐지? 라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담으려해서 그런걸까요? 그 점이 조금은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영화는 전반적으로 잘 나왔습니다+_+ 영화가 끝난뒤에도 여운이 꽤나 오랫동안 가고요. 아, 그리고 제가 뽑은 명장면 하나는 마지막 신일영의 눈물 한방울 입니다. 앞서말했던 뒤로갈수록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걸까 라는 의문이 그 장면을 보고 조금은 이해가 됐거든요. 전쟁은 사람을 참.. 이렇게까지..만드는구나 부터 그 마음 속 깊이있는 슬픔이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더운 여름 전쟁영화는 무거우니까라는 이유로 '고지전'을 외면하셨나요? 그렇다면 그런걱정은 넣어두세요! 시원한 곳에서 적당히 무겁고, 가볍지도 않은. 곳곳에 유머가 포진되어 있는 이 영화는 충분히 선택할 만한 영화니까요:)
흐릿하지만 이사진밖에 건진게............읍네...ㅋㅋㅋㅋ
라고 해도 이걸 여기와서 읽는 사람이 있을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