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렸던 영화 '동주'가 얼마 전 개봉을 했다. 그래서 어제 바로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더 여운이 남았다.
무엇보다 영화 안에서 송몽규 역을 맡았던 박정민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파수꾼때부터 잘 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딱 제 옷을 입은 듯 연기하여 보는 내내 몰입이 잘 되었다.
반면 윤동주 역을 맡은 강하늘은 초중반까지 보는 내내 어색해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모르겠더라.
하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역할에 잘 녹아들어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영화 '동주'는 익히 알고 있듯 흑백 영화이다. 극장에서 이렇게 흑백으로 된 영화를 보는건 처음인 것 같은데
신기하기도 하고, 새롭고, 초반엔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영화 속에 더 빨리 스며들 수 있는 매력이 흑백 영화에는
있는 것 같다.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느낌이랄까. 게다가 윤동주 시인의 시에 맞게 영상이 나와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니 그 나이대 나는 무얼 했을까, 나라면 과연 저 상황에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감사한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청춘을 다 받혀 얻어낸 이 땅에 편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그리고 기억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서 떠나질 않는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 떨림과 울림과 눈빛 모두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아, 그리고 강하늘의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네ㅎㅎㅎ
시를 읊을 때 적절한 호흡과 톤이 너무나 좋았다.
+ 영화 후반부에 투옥을 하며 사인을 하라는 형사 말에 서류에 써있는 일본어를 말하고, 자신의 생각은 한국어로 말하는
송몽규의 모습은 정말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윤동주의 시까지.
+ 엔딩 크레딧까지 신경써서 만든 모습에 진짜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다. 그들의 연대기랄까.
그래서 더 여운이 긴 영화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