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영화를 몇 번 봤는지 모르겠다....ㅎ
어찌저찌 기회가 계속 돼서 보기도 했고, 무대인사를 빌미로... 보기도 하고.
근데 이 영화 '피끓는 청춘'은 볼 때마다 내용이 새롭게 다가오고, 볼 때마다 깨알같이 발견할 수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있다.
사실 처음 영화를 봤을 땐 중간에 흐림이 뚝뚝 끊긴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마도 감독이 원하는 내용을 너무 함축적으로 표현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계속 보다보니.
또한 처음엔 중길(이종석)을 포커스에 맞춰 봤다면 회를 거듭해서 볼수록 여러 캐릭터들을 골고루 생각하면서 볼 수 있었다.
중길(이종석)과 소희(이세영)가 데이트를 마치고 우연히 영숙(박보영)이네 가게 앞을 지나게 되는데- 서로 마주친 후
영숙은 가게로 돌아와 새우젓통을 들고 대성통곡을 한다. 처음에 이 장면을 봤을 땐 그저 저 둘은 저렇게 즐겁게
데이트도 하는데 나는 지금 여기에 앉아 새우젓통이나 열고(결국 열린진 않는다..)있어야 하나, 라는 신세한탄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게 몇 번을 보다보니, 영숙은 자기는 그렇게 노력해도 열리지 않던 중길이 마음이 소희는 단 한번에 열어버려
그것에 대한 슬픔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저 새우젓뚜껑이 안 열리는건 자신이 어떻게 노력해도 열리지 않던
중길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이 영화가 원래는 19금이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곳곳에 아슬아슬하게 그 수위를 넘나드는 장면들이 있다.
영화 시작할 때 중길이 자전거 뒤에 탄 여자애 등에 붙은 나뭇잎이라던지, 기차 안에서 중길과 친구들이 가지를 바지 안에 넣고
장난을 친다던지 등등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일 수도 있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 외에도 깨알같은 유머코드가 숨어있고, 조연분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영화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주며,
옛 노래로 향수를 불어일으킨다. 하지만 아직도 편집부분은 조금 아쉽다.
무튼, 이 영화 '피끓는 청춘'!
가족들이 함께 봐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여도 좋고. 두번, 세번 보면 더 좋은~ 그런 영화인 듯!